ⓒ Arnaud Montagard

 

 

    사진의 '낡은 이미지'가 인간을 욕망하게 하는 것은 그들이 충만할 수도 있었을 어느 한 시점을 지시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그 이미지들이 인간의 욕망을 그들 너머에 있는 특수한 공간으로 향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곳이 바로 '공백'의 장소, 또는 공백으로서의 '존재'의 장소이다. 공백은 그곳, 충만성의 환영이 존재하는 바로 그 다음, 바로 그 너머에 존재한다.

    공백과 충만성의 이와 같은 관계는 이 둘을 서로 구별된 요소로 파악할 수 없도록 한다. 왜냐하면 충만함이란 그것이 상실되지 않았다면 그리워할 수 없는 것이며, 충만함에 의해 가려져 있지 않았다면 상실 또는 공백이 욕망을 야기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공백은 충만함의 환영을 만들어내고, 충만함의 환영은 공백이 있는 곳으로 욕망을 끌어들인다. 그러나 이 두 요소 중 '실재'로서 존재하는 것은 공백이다. 충만함의 환영이란 공백의 구멍이 사후적으로 만들어낸 욕망의 유도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사진 속에서 발견하는 초과하는 효과, 이미지들 너머로 욕망하도록 하는 효과의 가장 본질적인 위치에는 그렇게 공백이, 영원한 상실이 존재한다.

    -'라캉 미술관의 유령들, 백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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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NAUD MONTAGARD

Arnaud Montagard - French Photographer. New York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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