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의 정적과 오후의 바람 사이에 무엇이 있는가.
불가역의 시간.
꽃이 성급히 피고 나무가 느리게 죽어가는 이유.
뭐, 그렇고 그런, 그러나,
일순 장엄해지는
찰나의 무의미
혹은
무의미의 찰나.

 

 

'먼지 혹은 폐허'

-심보선 시집 '슬픔이 없는 십오초' 中